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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사진/멋진 글귀 사진39

요시모토 바나나 그림3 요시모토 바나나 그림3 나카노에 아주 유명한 칭기즈칸 집이 있다. 다 낡은 단독 건물인데 계단까지 양 기름으로 번들번들 미끄럽다. 숯불에 고기를 구워 그저 열심히 먹는 가게다. (……)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아저씨와 아줌마가 있고, 대단히 친절한 것도 깔끔한 것도 정리 정돈이 잘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올 때마다 점점 더 맛있다 느낀다. 고기도 소스도 약간 시든 숙주나 고야 같은 채소도 너무 맛있어 어쩔 줄을 모른다. 가끔 이런 일이 있는데, 뭣 때문일까. 맛의 저력이 배어 나오는 것인지, 나와 가게 사이에 쌓인 세월의 추억이 맛에 겹쳐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또한 인생의 비밀 중 하나이며 소중한 것이리라고 생각한다. 요시모토 바나나 - 바나나 키친 中 p.170~171 2013. 2. 23.
요시모토 바나나 그림2 요시모토 바나나 그림2 무라카미 류 씨가 텔레비전에 나와 유명한 셰프 앞에서 요리를 만들었다. 카레에 넣기 위해 베이컨 덩이를 네모지게 토막 썰기 하고 있을 때 “사람 발가락 크기 정도로.”라는 비유를 하면서 썰었다. 얘기에 집중하느라 닭고기 뒤집는 것을 잊자, 옆에 있던 친구인 셰프가 슬며시 뒤집어 주었다. 작가네, 작가, 하고 생각했다. 요시모토 바나나 - 바나나 키친 中 p.159 2013. 2. 23.
요시모토 바나나 그림1 요시모토 바나나 그림1 꼬맹이가 밥을 먹으면서 “동그라미다! 이건 동그라미야!”라고 중얼거렸다. 뭐가 동그라미라는 건지 식탁 위를 둘러보았지만 딱히 동그란 것은 없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진짜 동그래, 입안이 갑자기 동그래!” 하기에 곰곰 생각해 보니 문어와 경수채 볶음에 든 문어 다리에서 떨어져 나온 빨판이 아닌가 싶었다. 하긴 동그라미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겠네, 하고 마음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요시모토 바나나 - 바나나 키친 中 p.69 2013.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