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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서(좋은 글귀)&명언

유재주, 칼에 관한 몽상 (검도에서 피해야 할 것) 中에서

by 진02 2015. 4. 4.

三尺誓天山河動色

(삼척서천산하동색),

一揮掃蕩血染山河

(일휘소탕혈염산하)



세척의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의 색이 변하는 도다.
한바탕 휘둘러 쓸어버리니 산하가 피로 물드는 구나. 

 


위의 글귀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검신에 새겨져 있는 내용




사병(四病)

검도를 수련하는데는 네 가지 방해 요소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련하면서 이 네 가지 방해 요소에 의해 알게 모르게 검도를 망치기기도 하고 검도 수련을 중단하기도 한다.
이름하여 '사병(四病)'



자만(自慢)
검도를 열심히 하다보면, 익숙하게 되면 어느덧 자신이 가장 검도를 올바르고 잘하는 줄로 아는 시기가 온다. 이른바 자만병이다.

이 시기에는 다른 사람들의 검도는 모두 잘못되고 오로지 자신의 검도만이 옳게 여겨지며 자기가 가장 잘 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데...

이러한 마음 상태가 오래가다 보면 어느덧 그 사람의 검도는 이상한 상태로 빠져들게 된다.
고단자 중에서도 이러한 병에 빠진 사람들을 가끔 보게 되는데...이러한 사람들은 자칫 사이비의 길을 가기 쉽다.
진리는 그렇게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쉽게 몸에 배는 것이 아니다.

검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늘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도장에서는 흔히 고참 수련생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다.

매일 상대하는 사람이 자신보다 하수이다 보니, 이러한 자만병에 빠져들기 쉽다.
조심해야 할 일이다.

참으로 검도 수련에 저해가 되는 큰 병이다
대체적으로는 3단,4단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남을 깔보는 마음-병이라 생각하고 빨리 치유해야 한다.





좌절(挫折)
자만 병과 반대로 자신은 검도를 못한다고 생각하고 아예 포기하거나 적극적으로 수련하지 않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것은 좌절병이다.
나의 한계는 여긴가? 라는 의문에 쌓이기도 한다. 검도를 지속적으로 수련하다 보면 슬럼프라는 것을 체험한다.
모든 동작, 모든 행위가 뜻한 대로 되지 않는다.

하수에게도 맞고, 선배에게는 꼼짝도 하지 못한 다.

이럴 때 심리적으로 큰 절망감에 빠지는데 이것이 좌절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또 체력적인 문제, 나이적인 문제 등을 이유로 더 이상의 훈련을 꺼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도 좌절병 증의 하나다.
검도 훈련은 늘 자신의 능력보다 10%정도 위길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래야 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도 훈련은 늘 힘들다.

이것은 검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이지.

결코 본인의 능력과는 상관없다.

좌절병에 거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검도에 확신을 갖고 자신있게 검도 수련에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나태(懦怠)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병이다.

나태란 곧 게으름이다.

게으름은 귀찮은 것을 극복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

검도 수련생 중 거의가 이러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를 매일 가야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며, 지루한 일이다.
때론 몸이,때론 마음이 그러한 단조로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거부하는데 이것이 곧 귀찮음이다.

이 귀찮음을 이겨내지 못하면 검도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것도 배울수가 없다.

비가 온다고 하여 도장 가기를 싫어하고, 춥다고 하여, 덥다고 하여, 술 한잔 생각이 난다고 하여, 몸이 찌뿌둥하다고 하여, 어디가 좀 아프다고 하여, 등등의 이유를 대면 우리는 검도 할 시간이 없다.

이 모든게 나태병이다.

검도 수련의 첫번쩨가 바로 이 나태병을 이겨내는 것이다.

흔히 초보자들에게는 갖가지 이유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코 유단자가 될 수 없다.

검도에 입문하여 처음 일 년은 검도를 배운다기 보다 도장 가기 연습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검도에서 무슨 큰 것을 배운다는 기대감보다 검도도장을 나가는 자체가 가장 큰 것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좀 더 나태병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까.

오랫동안 검도를 한 사람들도 초보자 시절을 겪었다.
그리고 이러한 갖가지 상태를 체험했으며 그것을 이겨낸 사람만이 지금까지 검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결코 자기 혼자만 그런 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다잡혀지리라.



과욕(過慾)
지나친 욕심을 과욕이라고 한다.

검도를 수련하다 보면 재미나게 되고 재미를 느끼면 다른 것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검도에 전념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이것 역시 검도 증진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열심히와 지나친 욕심은 다르다.

자신의 능력, 자신의 생활환경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열심히 하다보면 부상을 당할 염려가 있다.

또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가 없으므로 일단 그 열의가 식어버릴때 오히려 평소보다 못한 수련을 하게 된다.

쉽게 끓는 냄비가 식듯이...

검도도 일시적으로 열성적으로 하다 보면 며칠 후 ,혹은 몇달 후 그 마음이 식어 수련 횟수가 부쩍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과욕병 또한 경계해야 할 일이다.

검도의 재미를 아껴라!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아껴서 두고두고 즐겨라! 모든 게 지나치면 병이 된다.

맛있는 음식도 매일 먹으면 나중에는 보기 싫어진다.

검도 수련도 마찬가지... 재미난다고 그 마음을 모조리 쏟아붓게 되면 나중에는 죽도 잡는 것도 싫어진다.
검도가 재미날 때 적절히 조절하고, 그러한 마음이 오래 갈수 있도록 본인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상 네 가지 현상을 나는 '검도의 네 가지 병' 이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유재주, 칼에 관한 몽상 (검도에서 피해야 할 것)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