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 분쇄도

원두 분쇄도는 커피 맛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분쇄도에 따라 커피 추출 속도와 맛의 균형이 크게 달라지죠. 너무 굵으면 밍밍하고, 너무 가늘면 쓴맛이 강해지거든요.

 

 

분쇄도가 중요한 이유

커피 원두를 분쇄하면 표면적이 넓어져 물과 접촉하는 면적이 증가합니다. 이 접촉면이 넓을수록 커피 성분이 빠르게, 그리고 많이 추출됩니다. 따라서 추출 방식에 따라 적절한 분쇄도를 맞춰야 최적의 맛을 낼 수 있습니다.

• 분쇄도가 굵으면: 물과 접촉하는 표면적이 적어 추출이 느리고, 커피의 풍미가 제대로 우러나지 않아 밍밍하거나 신맛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 분쇄도가 가늘면: 물과 접촉하는 표면적이 넓어 추출이 너무 빠르고, 쓴맛이나 텁텁한 맛, 과도한 바디감이 강조될 수 있습니다. 미분(고운 가루)이 많이 생겨 필터 막힘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주요 추출 방식별 권장 분쇄도

아래는 일반적인 추출 방식에 따른 권장 분쇄도입니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가이드라인이며, 사용하는 원두의 종류, 로스팅 정도, 개인의 취향, 그리고 장비의 특성에 따라 조절이 필요합니다.

 

 

1. 아주 가는 분쇄 (Fine Grind)

• 설명: 밀가루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약간 굵은 정도.
• 주요 추출 방식:
  • 터키쉬 커피(Ibrik/Cezve): 커피 가루를 물과 함께 끓여서 마시는 방식이라 아주 고운 분쇄도가 필요합니다.
• 특징: 물이 빠르게 통과하기 어려워 접촉 시간을 짧게 가져가거나 압력을 이용하는 방식에 적합합니다.

2. 가는 분쇄 (Fine Grind)

• 설명: 설탕보다 약간 고운 정도. 에스프레소 머신에 넣었을 때 탬핑하면 뭉쳐지는 정도입니다.
• 주요 추출 방식:
  • 에스프레소 머신: 고압으로 짧은 시간 안에 추출하기 때문에 가는 분쇄도가 필요합니다. 너무 굵으면 빠르게 추출되어 맛이 옅어지고, 너무 가늘면 추출이 막히거나 과도하게 쓴맛이 납니다.
• 특징: 압력을 이용한 추출에 적합합니다.

3. 중간 분쇄 (Medium Grind)

• 설명: 일반적인 설탕과 비슷한 정도. 핸드드립에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분쇄도입니다.
• 주요 추출 방식:
  • 핸드드립(Pour-over): 가장 보편적인 분쇄도로, 물이 너무 빠르게 흐르지도, 너무 느리게 흐르지도 않도록 조절합니다.
  • 드립 커피 머신: 추출 시간이 비교적 짧은 가정용 드립 커피 머신에 적합합니다.
  • 사이폰: 증기압을 이용한 추출 방식으로 중간 분쇄도를 사용합니다.
• 특징: 가장 균형 잡힌 맛을 내기 쉬우며, 다양한 추출 방식에 적용 가능합니다.

4. 굵은 분쇄 (Coarse Grind)

• 설명: 굵은 소금이나 빵가루와 비슷한 정도.
• 주요 추출 방식:
  • 프렌치프레스: 물에 커피 가루를 담가 오랜 시간(4분 내외) 우려내는 방식이라 굵은 분쇄도가 적합합니다. 가늘게 분쇄하면 미분이 많이 생겨 텁텁해지고 필터로 거르기 어렵습니다.
  • 콜드브루(Cold Brew): 차가운 물에 장시간(12~24시간) 우려내는 방식이므로 굵은 분쇄도를 사용합니다.
• 특징: 긴 추출 시간에 적합하며, 미분 발생을 최소화하여 깔끔한 맛을 냅니다.

 

분쇄도 조절 팁

• 추출 시간 확인: 추출 시간이 너무 길거나 짧다면 분쇄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 추출이 너무 빠르면 (맛이 밍밍) → 분쇄도를 더 가늘게
  • 추출이 너무 느리면 (맛이 쓰고 텁텁) → 분쇄도를 더 굵게
• 맛 테스트: 추출 후 커피의 맛을 보고 신맛이 강하거나 밍밍하다면 분쇄도를 가늘게, 쓴맛이 강하거나 텁텁하다면 분쇄도를 굵게 조절해보세요.
• 분쇄기(그라인더)의 중요성: 균일한 분쇄도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품질의 버(burr) 타입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것이 블레이드(칼날) 타입 그라인더보다 훨씬 좋습니다.
• 소량씩 테스트: 한 번에 많은 양을 갈기보다는 소량씩 갈아보면서 최적의 분쇄도를 찾아보세요.

 

 

궁극적으로 '최적의 분쇄도'는 없습니다. 사용하는 원두, 로스팅, 그리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계속해서 시도하고 조절하며 자신에게 맞는 맛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