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 맛을 잃은 바닷물처럼
-류시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마치
사탕 하나에 울음을 그치는 어린아이처럼
눈 앞의 것을 껴안고
나는
살았다
삶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모르는 채로 태어나
그것이 꿈인 줄 꿈에도 알지 못하고
무모하게 사랑을 하고 또 헤어졌다
그러다가 나는 집을 떠나
방랑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내 앞에서 고개를 돌리고
등 뒤에
서면 다시 한번 쳐다본다
책들은 죽은 것에 불과하고
내가 입은 옷은 색깔도 없는 옷이라서
비를 맞아도
더이상 물이 빠지지 않는다
WHEN I AM DEAD MY DEREST
- C.G. 로제티
-
내 사랑하는 이여,
나 죽었을
때 날 위해
슬픈 노래랑은 부르지
마세요.
머리맡에 장미도
그늘진 사이프러스도 심지마시구
날 덮은 풀도 소나기와
이슬에 젖도록 그냥 두세요.
그리고 원한다면 기억하세요.
잊고 싶으면 잊어버리구.
나는 그늘을 보지 못할
거예요.
비가 와도 느끼지 못할
테지요.
괴로운 듯 지저귀는 나이팅게일의
노랠 들을 수 없을 거예요.
저 지지도 않는
어스름한 빛 속에 누워 꿈꾸면서
어쩌면 기억할 지도 모르겠어요.
아니, 어쩌면 잊어버리구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즐겁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쁘다.
하지만 그 기쁨은 언젠가는 슬픔으로 변한다.
좋아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도 언젠가는 사라지니까.
그러니까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일 수록 슬픔도 많다.
에쿠니 가오리 ' 차가운 밤에' 작품 해설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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