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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서(좋은 글귀)&명언

이정하, 슬픔의 무게 중에서

by 진02 2015. 4. 4.



구름이 많이 모여 있어

그것을 견딜 만한 힘이 없을 때
비가 내린다.

슬픔이 많이 모여 있어
그것을 견딜 만한 힘이 없을 때
눈물이 흐른다.

밤새워 울어본 사람은 알리라.
세상의 어떤 슬픔이든 간에
슬픔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가를.
눈물로 덜어내지 않으면
제 몸 하나도 추스를 수 없다는 것을...

 

 

 

이정하, 슬픔의 무게 중에서 






나비는 날개로 슬픔을 턴다. 

 

행간마다 엉기어 있는

슬픔의 찌꺼기까지 털어내느라

살 오를 겨를 없다.

 

어쩌다 쉼표의 언덕에 앉아

오래 삭아도

바래지 않는 꿈

햇살에 섞으면서도

날개짓은 멈추지 않는다.

 

슬픔의 무게 만큼 야위어

볼품 없지만

익숙한 날개짓으로

습관처럼 슬픔을 터는 그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류선희, 겨울나비 중에서





"난 누군가를 사랑한 건 네가 처음이야.
그래서 너를 너무 사랑하는데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어.
어떻게 하면 너는 행복할까?"

아이가 선인장에게 물었어요.

"난 그냥... 누군가에게 안겨보고 싶어."

선인장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어요.

"정말? 정말 그래? 그러면 너는 행복해지니?"

아이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선인장을 안아주었어요..

  


[선인장은 생각합니다.]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세요. 


내 가시가 온통 아이를 찔러요.

내가 떠밀수록 아이 몸에는 가시만 박혀요.

아이 옷이 온통 피로 물들어요.

행복한 만큼 그보다 더 아파요.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세요.

데려가서 가시들을 뽑아내고 어서 빨리 치료해주세요.

이러다가 내가 이 아이를 죽이고 말것 같아요.

누가 이 아이좀 데려가주세요...

 



[아이는 생각합니다.]

여전히 선인장은 날보고 웃지 않아요.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

난 정말 모르겠어요.

내겐...사랑이 자꾸 아파요.

그래서 더 꼬옥 안아주는데...

 

선인장은 여전히 웃지를 않아요..

웃질않아요...


웃질않아요...



아이는 더욱 꼬옥.
선인장을 안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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