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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그냥 끄적끄적

근본 없는 놈이 성공하는 세상

by 진02Jin02 2025.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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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없는 성공'이 낳는 그림자: 허상과 기만으로 얼룩진 시대

최근 우리 사회를 휩쓰는 자조 섞인 푸념 중 하나는 바로 "근본 없는 놈이 성공하는 세상"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단순히 부러움의 표현을 넘어, 오랜 시간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노력과 정당한 과정의 가치를 흔드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날이다. 학벌, 성실성, 윤리 같은 전통적 '근본'이 무색하게, 파격적이거나 심지어는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성공을 쟁취하는 이들을 보며 느끼는 좌절감과 허탈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기회 균등의 허울, 과정의 실종

물론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하며, 배경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지향한다. 그러나 '근본 없는 성공'이라는 표현이 지적하는 것은, 기회 균등이라는 미명 아래 과정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비윤리적인 수단, 기만적인 홍보, 단기적인 이익만을 쫓는 행위, 심지어는 타인의 희생 위에 쌓아 올려진 성공이 미화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성실하게 땀 흘린 노력이나 수년간 쌓아 올린 전문성보다, 한 번의 '대박'이나 자극적인 콘텐츠가 더 큰 주목과 보상을 받는 현실은 많은 이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다.


가치 전도의 시대: 무엇이 '진정한' 성공인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우리 사회에 가치 전도의 씨앗을 뿌린다는 점이다. '어떻게 성공했는가'보다는 '얼마나 성공했는가'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정직한 노력의 가치, 사회적 기여의 의미, 그리고 윤리적 책임감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쉽다. 마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확산되는 듯하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회의 신뢰 기반을 약화시키고 건전한 공동체를 해치는 독이 될 수 있다.


불안정한 성공의 그림자: '반짝' 후의 허무함

또한, '근본 없는 성공'은 그 지속성 면에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한 번의 운, 혹은 자극적인 이슈로 얻은 성공은 뿌리 없는 나무와 같아 작은 비바람에도 쉽게 흔들리고 쓰러질 위험이 크다. 내실 없이 외형만 부풀려진 성공은 언제든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비록 화려하게 비상한 듯 보일지라도, 그 기저에 인내와 성찰, 그리고 진정한 실력이 부재하다면 그 끝은 결국 신기루에 불과할지 모른다.


'근본'의 재정의: 진정한 성공의 길

이제 우리는 '근본 없다'는 비판의 의미를 곱씹어봐야 한다.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맹목적으로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근본'이란, 자신의 분야에서 쌓아 올린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윤리 의식, 그리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책임감을 의미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근본'이 결여된 성공은 언제든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사회 전체의 퇴보를 부를 수 있다. '근본 없는 성공'이 판치는 세상이라는 비판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성공의 가치와 기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어떤 성공을 지향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성공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근본'으로 삼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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