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02Jin02 2025. 5. 2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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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세'는 특정 기업인 구글에만 부과되는 세금이 아니라, 디지털 경제에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는 다국적 기업에 공평하게 세금을 부과하려는 시도를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정식 명칭은 '디지털세(Digital Tax)'입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GAFA)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주로 거론되기 때문에 '구글세'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구글세(디지털세)가 논의된 배경

기존 국제 조세 체계는 기업의 물리적 사업장이 있는 국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그러나 구글과 같은 디지털 기업들은 물리적 사업장 없이도 전 세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수익이 발생하는 국가에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수익을 이전하여 세금을 회피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코리아의 매출이 실제로는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국에 내는 법인세는 매우 적어 '세금 회피'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불공평을 해소하고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과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구글세'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디지털세의 주요 내용 (OECD/G20 합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G20 국가들은 다국적 기업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한 '국가 간 소득이전 및 세원잠식(BEPS) 대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디지털세 도입을 논의해왔고, 2021년 10월 전 세계 136개국이 디지털세 도입에 합의했습니다. 디지털세는 크게 두 가지 축, 즉 '필라(Pillar) 1'과 '필라 2'로 구성됩니다.

1. 필라 1 (Pillar 1): 과세권 재배분 (Amount A)

  • 목적: 대규모 다국적 기업의 초과이익(이익률 10% 초과분) 중 25%에 대한 과세권을,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시장 소재국에 배분하는 제도입니다.
  • 대상 기업: 연 매출액이 200억 유로(약 27조 원) 이상이고, 이익률이 10%를 초과하는 기업입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주요 대상이 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도 해당될 수 있습니다.
  • 시행 시기: 당초 2023년으로 예정되었으나, 다자조약 발효 등을 고려하여 2025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가 얽혀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2. 필라 2 (Pillar 2): 글로벌 최저한세

  • 목적: 다국적 기업이 전 세계 어느 국가에서 사업을 하든 최소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만약 특정 국가에서 15%보다 낮은 세율로 세금을 냈다면, 모회사가 있는 국가에서 부족한 세금을 추가로 징수합니다.
  • 대상 기업: 연결 매출액이 7억 5천만 유로(약 1조 1천억 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입니다.
  • 시행 시기: 필라 1보다 먼저 2024년부터 많은 국가에서 이미 시행되거나 시행될 예정입니다. 한국도 관련 법규를 정비하여 2024년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디지털세 현황

한국은 OECD/G20 디지털세 합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국제 조세 법규를 정비하여 필라 2(글로벌 최저한세)는 2024년부터 이미 시행 중입니다. 필라 1(과세권 재배분)은 다자조약 비준 등 국제적인 진행 상황에 맞춰 2025년 이후 시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세 도입은 한국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 세금을 적게 내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동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해외 진출한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에서 추가 세금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논쟁과 과제

  • 산업 구분 논란: 원래는 디지털 서비스 기업만을 겨냥했으나, 합의 과정에서 산업 구분을 없애고 매출액 기준으로 대상을 정하면서 제조업 등 일반 기업들도 포함되게 되었습니다.
  • 소비자 부담 전가: 일부에서는 디지털세 부과가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서비스 가격 인상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 국가 간 이해관계: 각국의 경제 구조와 세금 정책에 따라 디지털세 도입에 대한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세부적인 이행 방안을 조율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는 '구글세' 폐지를 추진하는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합니다.
  • 시행 지연: 필라 1의 경우 다자조약의 복잡성과 국가 간 이견으로 인해 도입 시기가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는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환경에 발맞춰 국제 조세 체계를 재편하려는 중요한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세제가 어떻게 정착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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